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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세가 마음에 영향을 미친다

자세는 마음에 영향을 미친다.

어떤 자세를 취하는 가에 따라 호르몬 분비가 바뀌고 내 목소리 태도에 영향을 미친다.

 

 

강의를 하면서 겪었던 경험이다.

강의 에이전시를 통해 한 회사의 아침 특강을 소개받았다.  

원래대로였다면 강의 전날에 강의를 의뢰한 회사의 담당자와 통화를 하고

서로 인사를 나누는 게 일반적인 관례인데

그 당시 강의는 그렇지 않았다. 전날에도 담당자의 연락은 없었다.

그러다 강의 전날 밤 9시에 한 통의 전화를 받았다.

자신들도 대기업의 의뢰를 받아 행사 운영을 대행하고 있는 회사인데

내일 아침 7시까지 나오라는 것이었다.

그래서 자신들의 스텝들에게 내가 강의할 바른 자세와 운동법을 미리 알려주어

보조 강사로 진행할 수 있게 해달라는 것이었다.

아침 9시 강의였으니 2시간 일찍 오라는 것인데

시간당 강의료를 받는 강사 입장에서 이건 좀 어려운 부탁이었다.

하지만 시간이 워낙 촉박했고 강의를 의뢰한 회사의 성공을 돕는다는 원칙을 세우고 있던 터라

일단 그렇게 진행하기로 하였다. 하지만 문제는 강의 당일 날 벌어졌다.

이해할 수 없는 의뢰사 담당자의 행동에 화가 났다.

7시까지 갔음에도 강의 담당자는 간단히 인사만 나누었을 뿐 

자신의 사무실로 들어가 김밥을 열심히 먹고 있었다.

나는 강의 대기실도 없었고 로비 소파에 앉아 대기해야만 했다

김밥을 하나 주긴 하였으나 강사로서 로비 소파에서 먹을 순 없는 노릇이었다

일단 담당자에게 내가 무엇을 도와드려야 할지 이야기해달라고 했다.

그러자 뒤늦게 온 아르바이트생들을 모으더니 운동 가르쳐 주면 된다는 말만 하고 휑하니 사라져 버렸다.

나중에 안 사실이었지만 아르바이트생들도 사전에 들은 바도 없고 당일 와서 들은 이야기라 했다.

더욱 화가 난 것은 강의장에서 아르바이트생들에게 강의 리뷰를 해주고 있는데

행사 참석자들이 한 두 명 들어오자 한 담당자는 우리를 다른 곳으로 쫓아내기까지 했다.

이해할 수 없는 의뢰사 담당자의 행동에 화가 났다.

그리고 이 상황에 문제가 있음을 강하게 어필해야만 했다.

 

심호흡을 하고 자세를 가다듬었다. 등을 펴고 배에 힘을 주고 목을 세웠다.

그 순간 내 몸은 긴장되기 시작했다. 심장이 뛰고 흥분이 되기 시작했다

어깨와 등 근육이 긴장되면서 자세가 움츠러들었다만약 이 상태로 담당자를 만난다면 

분명 내가 긴장되어 있다는 것을 드러내게 될 것이 뻔했다.

그렇게 되면 내가 어필하는 메시지의 힘은 약해지게 된다.

심호흡을 하고 자세를 가다듬었다. 등을 펴고 배에 힘을 주고 목을 세웠다.

그렇게 1분 정도 자세를 만든 뒤 생각을 정리하고 담당자에게 미팅을 요청했다

격앙되지 않은 목소리로 정중하게 이 상황이 왜 문제가 있는지

앞으로 어떤 행동과 조치를 취해주었으면 하는지에 대해 말했다.

어필을 하는 와중에도 내 자세는 자꾸 움츠러들려고 했다.

그럴 때일 수록 나는 오히려 자세를 더 세우려고 노력했다.

분명 그것은 당시 내 마음과는 다른 자세였다.

하지만 고쳐 잡은 내 자세는 당당했고 마음도 당당했다.

그리고 마지막에 담당자에게 다음과 같이 강하게 어필했다.

"
만약 이런 상태가 지속되면 저는 남은 강의 일정을 진행하지 않겠습니다."

담당자는 내 말에 경청했고 이내 곧 사과하였다.

그리고 다음날이 되자 

담당자는 엘리베이터 앞에서 나를 기다렸다

그리고 고급스러운 인테리어의 강사 대기실로 안내하였다.

전날과는 많은 것들이 바뀌어 있었다.

중요한 것은 이틀째 날부터 나를 강사로 예우해주었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그 변화는 자세를 고쳐 잡는 것으로부터 시작되었다.

 

 

이 행동의 가장 큰 계기가 된 것은 에이미 커디의 실험을 알게 된 후부터 이다.

하버드 경영대 사회심리학자인 에이미 커디 교수는 2012 TED 강의를 통해 유튜브 4백만 조회수를 달성하였다.

강의 내용은 자세가 마음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실험 결과 소개와 더불어

삶의 중요한 순간에 강한 자세를 취함으로써 변화를 꾀하라는 내용이었다.

실험은 다음과 같았다.

피실험자를 두 그룹으로 나누어, 한 그룹은 몸을 크게 만드는 "강한 자세(High Power Pose)"를 취하도록 했다.  

그리고 반대로 다른 한 그룹은 몸을 움츠리는 "약한 자세(Low Power Pose)"를 취하도록 했다.

이렇게 단 2분간 자세를 취한 뒤 뇌 호르몬의 변화를 관찰하였다.

결과는 다음과 같았다.

"강한 자세(High Power Pose)"를 취한 그룹은 위험에 참여하는 비율 86%, 테스토스테론 20%증가, 코티솔 25% 감소로 나타났다.

"
약한 자세(Low Power Pose)"를 취한 그룹은 위험에 참여하는 비율 60%, 테스토스테론 10%감소, 코티솔 15% 증가로 나타났다.

힘 있는 자세를 취한 사람들은 호르몬 측면에서

자신감이 상승하고 스트레스가 감소와 같은 긍정적인 변화가 일어난 것이다.

그녀는 강의 도중 사람들에게 이렇게 말하였다

"발표를 앞두고 긴장 되는 상황에서는 원더우먼 자세를 취하라"

이것이 나를 속이는 행동일 수도 있지만 긴장되는 상황에서 자신감을 얻고

나의 태도를 바꿀 수 있는 좋은 방법이라고 강조하였다.

 

자세를 고쳐 잡음으로서 그 상황을 나에게 좋은 방향으로 이끌어냈다.

만약 강의 때 의뢰사의 담당자에게 가기 전에

자세를 고쳐 잡지 않았다면 어떤 일이 벌어졌을까 상상을 해본다.

내 자세는 구부정하게 움츠려 들어서 있었을 것이고

목소리는 가느다랗게 나왔을 것이며

담당자는 무의식적으로 나를 힘이 없고 약한 사람으로 여겼을 것이다.

내 메시지는 전달력이 약했을 것이고 상황은 악화되어

진짜 강의를 보이콧해야 하는 상황에 치달았을 수 있다.

 

물론 결과는 어찌되었을지 알 수 없는 일이지만

난 분명 자세를 고쳐 잡음으로서 그 상황을 나에게 좋은 방향으로 이끌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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